'비전시'에 해당되는 글 23건

  1. 2010.06.15 열심히는 살되 (짧은 시)
  2. 2010.06.01 유뷰초밥 (시) 1
  3. 2007.05.19 사는 것과 걷는 것 2
  4. 2007.04.03 황희 정승 1
  5. 2007.03.19 그럴 수도 있지?
  6. 2007.03.03 빛 속의 어둠
  7. 2007.02.15 죽을만큼 일하라
  8. 2007.02.05 더 이상 사랑할 수 없을 때 1
  9. 2007.01.27 흐르는 물을 막지 말라
  10. 2007.01.20 숫자에 모든 것이 파묻힌다

      열심히는 살되
                      김홍식

열심히는 살되 염려 하며 살지는 말라

부지런히 살되 안달하며 살지는 말라

진실하게 살되 심각하게 살지는 말라

알뜰하게 살되 지독하게 살지는 말라

근검절약 하되 베푸는 것은 잊지 말라

Posted by 김홍식
2010. 6. 1. 20:50

유부초밥

                    김홍식     2010/4/?

이렇게 좋을 줄 몰랐는데

이렇게 갑자기 배고플 줄 몰랐는데

손을 뻗어 책 앞에 있는 도시락을 여니

시큼한 초밥 향이 군침을 돌게 한다.

부엌으로 젓가락을 가지러 갈 시간도 없어서

엄지와 검지만을 이용해서 조심조심 들어 입에 넣는다.

알맞게 양념 된 촉촉한 밥알들이 입 안에서 맛을 낸다.

이렇게 고소하고 달콤할 수가

이렇게 간편하고 행복할 수가

덩어리에 착 달라붙지 못하던 밥알들이

턱 아래로 굴러 떨어지다가 뒤로 기댄 배에서 멈추었다.

유부 기름이 뭍은 손가락으로 밥 알갱이를 집어 입에 넣는다.

밥알 하나가 더 들어간 입에 기쁨이 충만하다.

하나 둘 먹다 보니 도시락이 텅 비었다.

빈 도시락에 붙어 있는 검을 깨 두 알을

검지로 찍어 입에 넣으니 참 고소하다.

차려 먹기 귀찮을까 염려해서

집안에 있는 사람을 위해

집 사람이 도시락을 싸놓고 집 밖으로 나갔다.

알아서 먹을 테니 아무 것도 신경 쓰지 말라고 했는데

구지 도시락을 싸서 책상에 올려놓는 것을 보고

과민 반응이라고, 지나치게 염려한다고 했는데

다음부터는 아무 말 하지 말아야지

젓가락 하나 없이

일어날 것도 없이

하루 종일 않은 자리에서 자판 만 두드리다

손가락 두 개로 저녁을 해결 하고 나니

박 선교사가 캄보디아에서 사온 커피가 먹고 싶다.

이제 일어나서 커피 한 잔 타 먹으러 부엌으로 가야 걷다.

Posted by 김홍식
2007. 5. 19. 19:15

      사는 것과 걷는 것

버스 뒷자리에서

손잡이에 매달려 힘겹게 걸으며

불편한 다리를 감추려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힘없는 다리로 흔들리는 버스에서

출구로 나가기 위해 의자를 붙든 팔에 힘줄이 서고

삐딱할 수밖에 없는 다리로

똑바로 걸으려 하니

멀리서 바라보는 내 눈에 안타까움이 고였습니다.

아마도 그는 바르게살기 위해

남들보다 수십 배는 노력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남들 앞에서 바르게 걷기위해 저렇게 애 쓰는 사람이

자신의 삶인들 함부로 살았을까요?

그는 비록 비딱하게 걷지만

누구보다 바르게 살고 있음이 가슴으로 다가왔습니다.

세상에는 바르게 걷지만 삐딱하게 사는 사람

삐딱하게 걷지만 바르게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걷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사는 것인데

사람들은 바르게 걸으려고만 하지

바르게 살려 고는 하지 않는 습니다.

버스에서 내리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 해주고 싶었습니다.

똑바로 걷지 않아도 괜찮아요.

세상엔 바르게 걷지만 삐딱하게 사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바르게 사는 것이 바르게 걷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사는 것은 자기 책임이지만 걷는 모습은 자기 책임이 아니거든요

열심히 살아온 당신의 삶만큼 당당하게 삐딱하게 걸으세요.

자신 만만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세요.

누구도 당신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지 못하도록…….

Posted by 김홍식
2007. 4. 3. 17:43

   황희정승

수염을 잡아당기는 종의 자식을 귀엽다 하고

새집 지은 아들 찾아가 너무 크다 하여 앉지도 않고 돌아온다.

왕의 말엔 잘 잘못을 가려서 말하지만

다투는 종들의 말엔 둘 다 옳다 하여 판결 하지 않는다.

왕의 잘못을 논하지 않으면 나라가 흔들리니 말해야 하고

종의 잘못은 논해봐야 집안만 소란하기 때문이다.

이 사람 말을 듣고, 그래 그 말이 옳다.

저 사람 말을 듣고, 그래 그 말도 옳다.

이 것이 역사상 유래 없는 영의정 18년 의 비결이다.

그런데 요즘 말 잘하는 사람들은

남의 사소한 개인사는 크게 다루고

나라를 망하게 할 큰일들은 언급도 않는구나.

큰 사람의 잘못은 나라를 망하게 하니

반듯이 말해야 하고

작은 사람의 허물은 감추어서 집안을 편하게 해야 하거늘

작은 사람들의 허물은 대서특필 하면서

크고 힘 있는 사람들의 죄는 감추기에 급급하다

그들에게는 힘 있는 사람의 말은 다 옳게 들리고

작은 사람들의 말은 다 이상하게 들리나보다

오래 전 거룩한 분의 말씀이 분명 진리인 듯 하다

“그들이 하루살이는 걸러내고 약대는 삼키는 도다”

Posted by 김홍식
2007. 3. 19. 20:27
 

        그럴 수도 있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구요?

어쩌면 그럴 수 있냐구요?

너무한거 아니냐구요?


이해가 안되는 게 아니라 이해 할 마음이 없기 때문이고,

그럴 수밖에 다른 길이 없기 때문이고,

너무 한 일을 수도 없이 격었기 때문입니다.


누군들 이해받지 못 할 일을 하고 싶겠습니까?

오죽하면 그런 일을 해야 할까요?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 겁니다.


땅을 기는 개미도 사연이 있고

허공을 맴도는 날파리도 이유가 있는데

사람이 그럴만한 사정이 없겠습니까?

아직 말 하지  못한 사정이 있을 뿐입니다.


이상한 사람에게 이상하다 하지 말고,

별난 사람에게 별나다 하지 말고,

엉뚱한 사람에게 엉뚱하다 하지 마세요.

다 그럴 수도 있는 겁니다.



Posted by 김홍식
2007. 3. 3. 15:40

       빛 속의 어두움 

                                   김 홍 식

빛 속에 어두움이 있으니

빛과 어두움은 동시에 존재한다.

세상의 구석은 한 낯에도 어둡다

하늘의 태양이 온 세상을 비추고 있지만

뒷골목과 지하실은 여전히 어둡기만 하다


모든 것이 한 눈에 밝히 보이는 시간에도

장롱과 바닥 냉장고와 벽 사이에는

사물을 볼 수 없을 정도의 작은 어두움이 존재한다.

그렇게 밝은 빛 속에 어두움이 있다니

빛이 아무리 밝아도 구석진 틈까지는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속에 먼지가 쌓이고 벌레들이 모여든다.


세상이 어두워지면

벌레들은 먼지 뭍은 그들의 발로 세상을 더럽히고 다니다가

해가 뜨면 다시 그들의 작은 어둠 속으로 들어간다.

그 작은 어둠 속의 먼지는 온 세상에 흩어진다.

그 곳에 숨은 벌레들에 의해


그래서 세상은 작은 빛이 필요하다

잃어버린 물건을 찾기 위해 구석을 비추는 손전등처럼

구석과 틈을 비추는 작은 빛

작은 어둠 속에 쌓인 먼지를 볼 수 있는

초라한 빛이 필요하다


위대한 인물이 세상을 행복으로 비추어도

힘 있는 정부가 나라를 부자로 만든다 해도

구석진 곳과 어두운 틈 속에는 여전히 슬픈 인생들이 있다

그들을 위해 작은 빛이 필요하다

그들의 아픔이 치료되지 않으면

그 아픔은 온 세상의 아픔이 된다.

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큰 빛 하나로 부족하니

그대 세상의 작은 빛이 되어라


Posted by 김홍식
2007. 2. 15. 22:55

        죽을 만큼 일하라

       
                김홍식

죽을 만큼 일하라

그래야 살 수 있다.

모든 것이 일에 달려있다.

일하지 않는 사람에게 소득이란 없다.

일하지 않는 사회에 발전이란 없다.

일하지 않는 자가 소득을 얻었다면

그 것은 소득이 아니라 도둑질이다.


죽을 만큼 일하라

성공이 일에 달려있고,

인생도 일에 달려있고,

세상도 일에 달려있다.

일하지 않고 성공한 사람은 없고

일하지 않고는 보람된 인생을 살 수도 없다.


오락, 여행, 술, 잡담…….

세상의 어떤 것도 일보다 즐거운 것은 없으니

놀고 난 후엔 후회가 몰려오고

일을 다 한 후엔 사랑과 존경, 칭찬과 성공이 몰려온다.

일은 중추신경의 재미를 주고,

노는 것은 말초신경의 재미를 준다.


일 없는 인생보다 더 불쌍한 것은 세상에 없으리.

놀다가 죽는 것은 죽음에도 동정 대신 모욕이 더해지나

일하는 자의 죽음은

살아서 이루지 못한 영광을 얻게 하는 도다.


일 하다 죽으면 그는 순교자요

일하는 삶은 거룩한 인생이라

일하는 자의 거친 숨소리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찬송이로다.


일 한 만큼 성공하고

일 한 만큼 보람되고

일 한 만큼 즐겁고

일 한 만큼 행복하다.


죽을 만큼 일하라

죽어도 좋을 만큼 기쁨을 얻으리라.



Posted by 김홍식
        더 이상 사랑할 수 없을 때

                                             김 홍 식

더 이상 사랑할 수 없을 때

그 때가 진정한 사랑을 시작 할 때이다 

더 이상 사랑할 수 없을 때

비로소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줄 때가 된 것이다

거기서 끝난다면

그 사랑은 이기적인 사랑이었다는 것을,

자기만을 위한 사랑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사랑하고 싶을 때 사랑하는 것은

어린 아이도 할 수 있는 유치한 사랑이라

사랑 할 수 없을 때 사랑하는 것

그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사랑이다

사랑이 필요한 때는 사랑할만한 때가 아니라

더 이상 사랑할 수 없을 때

그 때가 사랑을 시작 할 때이다.



Posted by 김홍식

       흐르는 물을 막지 말라

                                김홍식


흐르는 물은 잘 흐르게 길을 터주고

필요한 곳을 지나도록 물길을 내주어라

흐르는 물을 막아서는 안 되니

막는다고 막히는 것이 아닐뿐더러

막고 난 후엔 더 큰 화를 당하게 되리라


어리석은 자는 부는 바람을 멈추려 하나

지혜로운 자는 풍차를 만들어 곡식을 찧는다.

비가 오면 하늘을 원망하는 사람이 있고,

우산을 만들어 비 오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어떤 이는 햇살을 피해 그늘로 들어가고,

어떤 이는 창문을 열어 햇살을 집 안으로 맟아 들인다. 


바람이 불면 바람을 맞고

비가 오면 비를 맞고

햇빛이 내려쪼이면 햇살을 즐거워하라


그대의 작은 생각으로

흐르는 물을 막으려 하지 말라

물길을 막는 자는 하늘을 거스르는 것이니

하늘이 비를 내리는 한 

물은 어디로든 흘러야 하고, 

물이 흐르는 길을 따라

생명의 꽃과 열매가 피어나기 때문이다.



Posted by 김홍식
    숫자에 모든 것이 파묻힌다. 

                                        김홍식

어떤 사람들은

숫자로 모든 것을 이야기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귀한데 …….

아무리 많은 숫자라도 단 한 사람인들 설명할 수 있을까?


숫자에 모든 것이 파묻힌다.

성품과 개성, 생명의 고귀함과 영혼이…….

숫자에는 인격도 양심도 없다

숫자에는 인간의 욕심과 야망만이 담겨있다


나를 헤아리지 말라

나는 숫자 중 하나가 되기 싫다

나는 그저 나로 인정해 달라

나를 숫자 하나로 기록하지 말라

나는 사람으로 대접받고 싶다


어디를 가도 통계, 수치,

누가 나를 통계한다는 것인가?

나를 얼마나 안다고?

나도 아직 나를 다 모르는데…….

누가 나를 수치로 말하는가?

나의 삶은 그들의 통계나 수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내가 세상이고, 내가 우주이거늘

그 작은 숫자 하나로 나를 속박하는가?


나는 살아있는 생명이오!

통계에는 나의 인격이 포함되지 않고,

숫자는 나의 땀과 노력, 희생과 헌신을 담을 수 없소

숫자는 나를 인정하지 않고

내가 만들어낸 물건에만 관심이 있으니

숫자의 관심은 오직 생산성뿐이다.


사람이 무엇을 만드느냐보다 사람 자신이 더 중요하거늘

숫자는 사람을 버리고 물건을 선택한다.

숫자로 사람을 평가하지 말라

숫자에는 참 생명, 참 가치를 담을 수 없다.


Posted by 김홍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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