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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8.12 바보와 새
2006. 8. 12. 18:33


  한 수도원에 모든 사람으로부터 존경받는 원장이 있었습니다.   이 원장은 많은 제자들을 데리고 있었는데 그중 한 소년을 특별히 사랑하였습니다.   소년은 원장의 특별한 사랑을 받을만한 실력도 없었고, 똑똑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원장은 그 소년을 특별히 보살피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다른 제자들은 공개적으로 원장에게 왜 소년을 특별히 대하는지 물어보았고, 자신들에게도 공평한 대접을 해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그러자 원장은 그 소년을 포함한 모든 제자들에게 어린 새를 한 마리씩 나누어주면서 해가 지기 전까지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죽이고 자기가 먹을 수 있도록 요리를 해오라고 하였습니다. 


  해가 질 때가 되자 제자들은 나름대로 멋진 요리를 해가지고 모여들었습니다.  모든 제자들이 다 모여서 자기의 요리를 자랑하고 있는데도 소년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원장은 사람들을 시켜서 이 소년을 찾아오라고 하였습니다.  사람들이 소년을 찾아서 데리고 왔을 때 그의 손에는 아직 살아있는 새가 들려있었습니다.


  제자들은 이 소년을 보며 "원장이 무엇을 시켰는지도 모르나봐" 하며 이제 원장의 말을 듣지 않은 이 소년을 특별히 사랑할 이유가 없음이 분명히 드러났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원장은 모든 제자들 앞에서 그 소년에게 왜 새를 죽이지 않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소년은 대답하였습니다. 


       "새를 죽여서 원장님이 드실 요리를 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한 번에 이 많은 새를 드시지 못 할 것 같아서....“


원장은 소년에게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그 것 말고 다른 이유가 있을텐데?”

       “사실은, 살아있는 새를 죽인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일 같아서 아직까지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새를 꼭 죽여야 하나요?"


  이 말을 들은 원장은 죽은 새를 들고 서있는 제자들에게 한 마디를 하고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내가 이 소년을 특별히 사랑하고 보살피는 이유가 바로 이 것이다!”

  그리고 그 소년이 자라서 원장의 대를 이어 수도원 원장이 되었다고 합니다. 


  목적을 위해 살아있는 새를 가차없이 죽이는 사람보다는 어떻게든 새를 살려보려고 하는 어리석은 소년.   저도 이런 사람이 좋습니다. 
  물 불을 안가리고 성공한 사람 보다는 인간의 도리를 따라 느긋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좋습니다.  나도 이런 사람이 되려합니다.



Posted by 김홍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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