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부부는 행복하라> 책 속의 14번 째 주제입니다.

 

아내가 아파서 살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아내가 회복되기까지 남편은 집안 일을 대신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엌은 엉망이 되었고 집 안에는 먼지가 가득하고 빨래 감이 산더미처럼 쌓여갔습니다.

평소에 남편은 하루 종일 아내가 집 안에서 무얼 하고 지내나? 하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내가 집안일을 하지 못하게 된 후에야 비로소 아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근근이 아내의 역할을 대신하며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갈 무렵.

저녁 설거지를 마치고 차 한 잔을 마시고 싶었습니다.

물을 끓여서 컵에 따른 후 설탕을 찾았습니다.

고춧가루, 후춧가루, 커피, 녹차, 참깨, 들깨, 소금.......

양념 통 사이를 아무리 뒤져도 설탕이 담긴 통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분명 여기 어디 있을 텐데? 도대체 어디에 둔 거야?”

양념 통을 처음부터 다시 하나씩 확인 해 보았지만 설탕이 담긴 통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내가 누워 있는 방으로 가서 물어볼까? 도 생각 했지만 설탕 하나 못 찾는다는 말을 들을 것 같아서 혼자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찾고 또 찾아도 설탕 그릇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사람이 설탕을 어디에 숨겨 놓은 거야? 설탕이 몸에 안 좋다고 아예 치워 버렸나?”

찻잔에 부어놓은 물이 다 식을 정도가 되도록 설탕을 찾지 못한 남편은 결국 방에 누워 있는 아내에게 소리쳐서 물어보았습니다.

“설탕을 어디에 둔거야! 도대체 찾을 수가 없네!”

짜증이 가득 담긴 소리를 들은 아내가 비슷한 투로 남편에게 소리쳤습니다.

“거기! 바로 앞에 있잖아요!”

“바로 앞에 어디? 안 보여!”

“아! 참 코앞에 있는 걸 하나 못 찾고 그래요?”

“보여야 찾지!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인단 말야!”

“양념 통 있는 첫 칸에 고춧가루라고 적힌 후춧가루 통에 설탕 있잖아요!”

아내의 마지막 말을 듣고서야 남편은 코앞에 있는 설탕 그릇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내에겐 너무나도 찾기 쉬운 곳에 설탕이 있었지만 남편에겐 도저히 찾을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아내에겐 너무나 익숙한 것이 남편에겐 아주 낯설고 생소한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오래 살았으면 남자가 밖에서 얼마나 힘든지 좀 알 때도 되지 않았어?”

“평생을 함께 살아 놓고도 여자가 얼마나 힘든지를 몰라?”

이런 말 하면 안 됩니다. 여자는 남자의 영역을 알 수 없고 남자도 여자의 삶을 이해 할 수 없습니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시콜콜한 것까지 설명하고 콕콕 짚어가며 그 하나하나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지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말 안 해도 다 알겠지?”

라고 편하게 생각해서 모든 것이 편안해지면 좋겠지만 어떤 것들은 지나칠 정도까지 자세히 설명해야 합니다.

남편은 고춧가루라고 적힌 후춧가루 통에 담긴 설탕을 죽었다 깨어나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런 남편에게 답답한 사람이라고 해 봐야 아무 소용없습니다.

답답하다는 건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서로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내든 남편이든 상대가 충분히 이해 할 만큼 자세히 설명하지 않으면 오해는 계속 쌓이게 됩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쌓인 것이 한 번에 폭발하면 큰 일 납니다.

큰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평소에 설명을 잘 해야 합니다.

“이정도면 알아들었겠지?”

아닙니다! 콕콕 짚어서 확인 시켜 주지 않으면 절대 알아듣지 못합니다.

 

Posted by 김홍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