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보고 설명하고

김홍식

답답해서 죽을 것 같은 이유가

당신의 귀가 아니라 내 입 때문이요

마주하면 화나는 이유가

당신의 어리석음이 아니라 내 무식함 때문이라.

 

잘 한다고 한 말이 욕먹어도 싼 말이었고,

설명은 하지 않고 소리만 질렀으니

개처럼 짖어대는 소리를 어찌 알아들을 수 있었으리요

 

때로는 사자처럼 때로는 늑대처럼 울부짖었으니

우리 집이 동물원이 된 것은 다 내 입 때문이로다.

사람이 사람답게 말은 못하고 짐승처럼 울었으니

우리 인생은 살벌한 야생 들판이어라.

 

오늘부터 나 사람이 되어 알아듣게 설명 해 볼 테니

잘 들어 보시요!

이해 안 되면 될 때 까지 물어 보시요!

백 번 천 번이라도 당신을 위해 다시 설명 하리다.

 

물어 보고 설명하고, 물어 보고 설명하면

답답함도 사라지고, 속상함도 사라지고

아픔도 슬픔도 기쁨이 되리라.

오! 주여 화 내지 않고 설명하게 하소서

오! 주여 쿡쿡 찌르지 않고 살며시 물어 보게 하소서!

Posted by 김홍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