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4. 3. 17:43

   황희정승

수염을 잡아당기는 종의 자식을 귀엽다 하고

새집 지은 아들 찾아가 너무 크다 하여 앉지도 않고 돌아온다.

왕의 말엔 잘 잘못을 가려서 말하지만

다투는 종들의 말엔 둘 다 옳다 하여 판결 하지 않는다.

왕의 잘못을 논하지 않으면 나라가 흔들리니 말해야 하고

종의 잘못은 논해봐야 집안만 소란하기 때문이다.

이 사람 말을 듣고, 그래 그 말이 옳다.

저 사람 말을 듣고, 그래 그 말도 옳다.

이 것이 역사상 유래 없는 영의정 18년 의 비결이다.

그런데 요즘 말 잘하는 사람들은

남의 사소한 개인사는 크게 다루고

나라를 망하게 할 큰일들은 언급도 않는구나.

큰 사람의 잘못은 나라를 망하게 하니

반듯이 말해야 하고

작은 사람의 허물은 감추어서 집안을 편하게 해야 하거늘

작은 사람들의 허물은 대서특필 하면서

크고 힘 있는 사람들의 죄는 감추기에 급급하다

그들에게는 힘 있는 사람의 말은 다 옳게 들리고

작은 사람들의 말은 다 이상하게 들리나보다

오래 전 거룩한 분의 말씀이 분명 진리인 듯 하다

“그들이 하루살이는 걸러내고 약대는 삼키는 도다”

Posted by 김홍식